이란 대통령 취임식날 베이루트 때린 이스라엘…숨죽인 중동

입력 2024-07-31 10:12   수정 2024-07-31 15:41

이란 대통령 취임식날 베이루트 때린 이스라엘…숨죽인 중동
헤즈볼라·하마스·후티 등 '저항의 축' 인사들 테헤란에 집결
'확전의 열쇠' 쥔 이란 움직임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이스라엘이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최고위급 인사를 제거하면서 9개월 넘게 이어져 온 양측간 긴장이 폭발 직전까지 치닫게 됐다.
특히 이번 베이루트 공습은 이스라엘의 앙숙인 이란이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저항의 축'에 속한 무장세력과 연대를 과시하는 날에 단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군은 30일(현지시간)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사망한 슈크르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작전계획 고문으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헤즈볼라의 공격을 지휘해온 인물이다.
사흘 전의 골란고원 폭격에 대한 보복 성격의 베이루트 공습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헤즈볼라를 포함된 이른바 '저항의 축' 심장부인 이란에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날 단행됐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에 있는 이란 의회(마즐리스)에서는 제14대 대통령인 마수드 페제시키안의 취임식이 열렸다.
취임식장 맨 앞줄에는 헤즈볼라 이인자인 셰이크 나임 카셈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지도자 지야드 알-나카라, 예멘 후티 반군 대변인인 무함마드 압둘살람 등 저항의 축 지도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취임식에 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개별 면담했고, 특히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하마스 정치국장 하니예는 포옹 후 함께 손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다짐했다.
개혁파로 알려진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강력한 경제제재를 풀기 위해 서방과 협상을 약속하면서도 대이스라엘 정책을 유지하고 저항의 축 구성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란은 저항의 축에 속한 무장세력을 일종의 '군사적 방어선'으로 여기고 이들에게 자금과 무기를 지원해왔다. 또 가자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하마스를 무력 지원해온 헤즈볼라가 공격받는다면, 이스라엘은 여러 전선에서 도전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저항의 축 지도자들의 단결을 대외에 과시하는 대통령 취임식에 맞춘 베이루트 공습과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제거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경고로 읽힌다.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은 하마스 내 서열 3위인 정치국 부국장 살레흐 알아루리를 겨냥했던 지난 1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특히 전면전 발발 직전의 긴장 상태에서 이뤄진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이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저항의 축인 이란에서는 강경한 반응이 이어졌다.
주레바논 이란 대사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비겁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이란 외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명백한 레바논 주권 침해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헤즈볼라와 레바논에는 이스라엘에 보복할 권리가 있으며, 역내 전쟁 확대의 책임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 방송은 이번 베이루트 폭격을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후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최대 분쟁 확대 시도라고 규정했다.
특히 지난 9개월 동안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 인근에 국한됐던 양측의 무력 분쟁 양상이 12명의 아동·청소년 희생자를 낸 골란고원 폭격 이후 달라졌다면서, 이런 긴장 고조가 결국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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