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리스크' 중소은행 합병 가속화…"두달새 60여곳 사라져"

입력 2024-07-31 11:54  

中 '금융리스크' 중소은행 합병 가속화…"두달새 60여곳 사라져"
농촌 소형 은행 합쳐 몸집 불리기…"연쇄 도산 가능성 줄이려는 조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부동산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와 함께 중소 은행 부실 문제를 '중점 영역 리스크'로 지목하고 금융 시장의 '체계적 리스크' 방지를 주문한 가운데, 중국 각지의 중소 은행이 잇따라 해산·합병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가 보도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31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데이터를 자체 추산한 결과 최근 2개월 사이에만 60곳 이상의 중소 은행이 해산·합병됐고, 일부 은행은 구조조정을 거쳐 '자산 규모 1조위안(약 190조원) 은행'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중국 당국은 동부 저장성 다이산처우저우 촌진(村鎭·중국 농촌 기초 행정단위)은행과 저우산푸퉈처우저우 촌진은행 해산을 결정했다.
같은 달 동북 랴오닝 농촌상업은행이 신민 농촌상업은행 등 농촌 중소 은행 36곳을 합병했다.
이달 24일엔 동부 안후이성의 화이베이 농촌상업은행이 쑤이시 농촌상업은행의 채권·채무를 인수했으며, 28일엔 중부 허난성 농촌상업은행이 성내 금융기관 25곳을 합병했다. 이 25곳 중에는 작년 11월 문을 연 은행도 있었다.
중국 중소 은행 감소세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중국 당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촌진은행은 2022년 말 대비 10곳 줄어든 1천635곳으로 전국 은행의 40.87%를 차지했다. 중소 은행의 해산·합병 속도가 빨라진 올해는 이 숫자가 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제일재경은 "중소 은행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의 이면에는 다수의 1조위안 규모은행 출현이 있고 이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중국 곳곳에서 성(省) 단위로 작은 농촌 은행 수십 곳을 흡수해 몸집을 불린 대형 은행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청샹 카이위안증권 은행업 수석 분석가는 "중소 은행은 이윤 부족과 자산 품질 약화, 자본 보충 제한 등 어려움에 직면했고 감독 당국은 합병과 구조조정을 장려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은행 자체적인 경영 문제가 크지 않다고 해도 지역 금융 개혁과 금융 시너지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각지에서 지역 기반으로 설립된 도시상업은행·농촌상업은행·농촌합작은행·농촌신용사·촌진은행 등 중소 은행들은 지방정부 재정난과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겹치면서 수년째 자산 건전성 악화 등 부실 문제를 겪어왔다.
특히 농촌상업은행의 불량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9천53억위안(약 172조원)으로 주식형 상업은행이나 도시상업은행에 비해 규모가 컸다. 전체 대출액에서 불량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농촌상업은행이 3.34%로 가장 컸다. 도시상업은행과 민영은행 불량 대출률은 1%대였다.
중국 남부 지역의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촌진은행의 리스크가 비교적 큰데, 일부 은행의 도산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며 "은행 합병·구조조정을 장려하는 것은 이런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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