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불길 금세 번져…몇시간 만에 진화 완료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로마 본사 인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직원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안사(ANSA),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로마의 몬테 마리오 언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길은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바싹 마른 수풀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불이 나자 라이 로마 본사와 우주 천문대, 로마 법원 직원들을 비롯해 주택 6채에 사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라이는 직원들의 대피로 오후 생방송 프로그램을 결방했다.
방송 진행자 중 한 명인 눈치아 데 지롤라모는 인스타그램에 "스튜디오에서 대피하고 있다"며 "몬테 마리오의 화재가 심각하니 내일 뵙겠다"고 썼다.
다른 진행자인 시그프리도 라누치도 페이스북에 "라이 본사가 대피했다. 매우 심각한 화재"라고 전했다.
소방 당국이 소방 헬기 2대 등을 동원해 신속히 대응한 덕분에 불은 이날 오후 6시께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화재로 인한 검은 연기가 멀리서도 목격될 만큼 자욱했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대형 화재 소식에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이 현장으로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이 평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로마는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돼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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