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약세에 배터리 가동률도 하락…SK온 11분기 연속 적자
"하반기는 실적 개선 전망…SK E&S와 합병 통해 재무구조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석유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정제 마진 하락과 배터리 사업의 부진이 맞물려 올해 2분기에 적자를 냈다.
특히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 사업을 하는 자회사 SK온은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4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천68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은 18조7천9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6천248억원)은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은 0.3% 감소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506억원)와도 크게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은 "견조한 석유개발사업 광구 생산 실적에도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약세 및 배터리사업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배터리 사업 역시 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로 전방 수요 증가가 예상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사업별로 보면 2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천469억원 감소한 1천442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비우호적 거시 경제 환경과 중국 경기회복 지연 여파로 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이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의 소폭 상승에도 정기 보수에 판매량이 감소, 영업이익이 99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1억원 줄었다.
윤활유사업은 중국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680억원 감소한 1천52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보다 판매 물량은 소폭 늘었으나 복합판매단가 하락과 매출원가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1천421억원으로 123억원 감소했다.
배터리사업은 미국 지역 판매량 회복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에도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영향 등에 영업손실 4천60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적자 규모는 지난 1분기(3천315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확대됐다. 매출은 1조5천53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천301억원 줄었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용 판매 물량은 증가했으나 재고 관련 손익 반영 등에 따라 영업손실 701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2조2천억원 수준의 추가 수익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오는 2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자로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합병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강화하고, 다가올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당면 과제 해결 및 향후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본 합병을 성사하고, 합병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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