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美 기술주 잔치에도 웃지 못하는 국내 반도체株

입력 2024-08-01 17:00  

[마켓톺] 美 기술주 잔치에도 웃지 못하는 국내 반도체株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장중 상승분 반납 뒤 약세 전환
"전날 올라 선반영…한미 차별화 흐름"…엇갈린 업황에 투심 위축
"메모리반도체 업사이클 진행 중" vs "HBM 수요 둔화 가능성"



(서울= 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미국 기술주 급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는 1일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상승폭이 컸던 데 따른 되돌림이 나타난 데다 반도체 업종 전망에 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전장 대비 0.95% 내린 8만3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도 전장 대비 0.67% 내린 19만3천300원에 마감했으며, 한미반도체[042700] 역시 2.97%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오테크닉스[039030](-0.63%), HPSP[403870](-2.47%) 등이 하락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12.8%), 브로드컴(12.0%), 퀄컴(8.4%), AMD(4.4%) 등 미국 기술주가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 역시 나스닥지수(2.64%)가 5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시총 상위 반도체주의 약세로 지수 상단이 제한되면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0.25% 오른 2,777.68에 장을 마쳤다.
국내 반도체주는 앞서 전날(7월 31일) 미국 기술주 약세 흐름과 달리 상승폭을 키운 만큼 이날 추가 상승하는 대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의 호실적까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3.58%), SK하이닉스(3.02%)의 상승폭이 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의 경우 어제 많이 올라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코스피의 오늘 장중 고가는 2,794.11로 최근 저점 대비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 반면, 미국 증시는 간밤 처음 본격적인 반등을 한 데 따른 차별화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증권가의 엇갈린 전망도 경계심을 자극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은 경기 불확실성과 최근 인공지능(AI) 회의론에 따른 급격한 주가 하락을 겪었으나, AI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의구심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관점은 업사이드 제한이 아닌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사이클은 아직 진행 중이며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량만으로 소비량을 모두 충당할 수 있었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할 경우 HBM 부문의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경쟁적으로 가속기 반도체를 확보 중인 미국, 중국 빅테크 업체들이 비용 증가, AI 매출 저조, 재고 증가,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투자 강도를 완화한다면 HBM 수요도 현재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기 회복을 견인해 온 IT 수출 일변도의 성장세는 하반기 들어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IT 섹터의 재고율이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향후 지속적인 모멘텀 확장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도 종목별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301억원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각각 12억원, 503억원 순매도했다.
mylux@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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