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라면업계와 해외진출 지원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제 외교를 통해 외국의 수출 장벽을 제거해주는 것은 예산을 적게 들이면서도 알토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수출진흥 정책이라고 식품업계는 생각합니다."
1일 경기 의왕시 한국식품산업협회 부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라면 업계 간 간담회에서 김명철 한국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수입장벽 극복"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식품 분야 규제 외교의 대표적인 성과를 공유하고 라면 업계 해외 진출을 위한 효율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오유경 식약처장과 김성곤 식품안전정책국장, 오영진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 등 식약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 농심·삼양식품·오뚜기라면·팔도·풀무원 등 주요 라면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불거졌던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대한 덴마크 정부의 리콜과 이에 대한 해제 과정은 민관이 협력한 식품 규제 외교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거론됐다.
앞서 6월 11일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3종에 대해 캡사이신 함량이 너무 높아 위험성이 있다며 회수 조치에 나섰다.
식약처는 곧바로 덴마크 수의식품청에 회수 조치 관련 정보를 요청했고, 제공받은 사항을 삼양식품과 공유해 회사가 덴마크 측의 캡사이신 양 계산에 오류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했다.
식약처는 또 덴마크의 조치가 한국산 식품에 대한 불필요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내고 현장대응팀을 덴마크에 보내 현지 당국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현장대응팀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캡사이신 함량 계산 수치를 토대로 덴마크 당국을 설득했고, 그 결과 덴마크 당국은 지난달 15일 리콜 대상 3종 가운데 가장 매운 핵불닭볶음면 3×스파이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회수를 철회했다.
삼양식품 측은 자칫 덴마크의 리콜 조치가 장기화하면 670억원대로 추산되는 올해 하반기 유럽 수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각국 규제기관 간 이뤄지는 규제 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EU(유럽연합)가 요구하던 한국산 라면에 대한 에틸렌옥사이드 검사증명서 제출 의무는 면제됐지만 인도네시아 등은 아직 해당 규제가 남아있다며 면제를 추진해 줄 것과 쇠고기·돼지고기 성분이 함유된 라면의 EU 수출 지원 등을 식약처에 건의했다.
오유경 처장은 "식약처가 과학적인 근거와 발로 뛰는 규제외교로 K-라면을 넘어 K-푸드의 해외진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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