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흉기난동 뒤 곳곳서 극우 반이민·반이슬람 폭력 시위

입력 2024-08-01 19:26  

英흉기난동 뒤 곳곳서 극우 반이민·반이슬람 폭력 시위
"범인은 아랍식 이름의 무슬림 이민 신청자" 근거없는 소문 탓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어린이 3명이 숨지는 흉기난동 사건이 극우파의 반이민·반이슬람 폭력시위로 번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저녁 수도 런던 중심부와 잉글랜드 북동부 도시 하틀리풀, 북서부 맨체스터, 남부 올더숏 등지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입구와 정부 청사가 있는 화이트홀 앞에서 시위자들은 "우리 아이들을 구하라", "우리나라를 돌려받고 싶다", "(이민자) 보트를 저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의회광장에 있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을 향해 조명탄을 쏘거나 경찰을 향해 깡통과 유리병을 던졌다.
극우 반이슬람 단체인 '영국수호리그'(EDL) 공동 설립자인 토미 로빈슨의 이름을 외치는 시위자도 목격됐다.
런던경찰청은 폭력적 난동, 응급대원 폭행, 시위 조건 위반 등의 혐의로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틀리풀에서도 시위대가 경찰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향해 유리병 등을 던지면서 경찰관 여러 명이 부상했으며 8명이 체포됐다.
이 시위의 배후는 전해지지 않았다. 이 지역구의 조너선 브래시(노동당) 하원의원은 "이런 일들은 하틀리풀의 정체성이나 주민의 가치관을 대표하지 않는다. 폭력은 답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맨체스터의 한 호텔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응급대원을 폭행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현지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이 호텔이 망명신청자의 숙소로 쓰인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 침입한 범인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사건 이후 벌어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17세 남자가 아랍식 이름을 가진 망명 신청자이고 무슬림이라는 루머가 온라인으로 퍼지자 지난달 30일 사우스포트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 시위대가 모이기 시작했다.
스카이 뉴스는 허위정보가 사건 직후부터 소셜미디어(SNS)에 퍼지기 시작했으며, 한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은 피의자가 '무슬림 이민자'라는 주장을 펼쳐 400만 건에 육박하는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범인 이름이 알리 알샤카티이며 지난해 보트를 타고 불법 입국했다는 더 구체적인 허위정보도 돌았다.
경찰은 나이와 성별, 출생지(웨일스 카디프)와 거주지(사우스포트 인근 뱅크스) 외에는 종교를 비롯한 신상을 일절 밝히지 않았다. 또한 온라인에 떠도는 아랍식 이름은 사실이 아니며 영국 태생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이 17세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일 오전 리버풀 치안법원에 처음 출석했다. 그는 경찰 차량 여러 대에 둘러싸인 채로 호송됐다.
소요 사태가 확산하자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날 경찰 고위 간부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총리실은 "여러 건의 중대한 극단적 폭력 사건과 거리에서 발생한 공공 무질서 이후 경찰에 대한 정부의 전적인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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