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 명단서 제외된 수감자 더 있어…"미러 관계 개선과는 무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이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로 수감자를 맞교환했지만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수감자들도 있어 추가 교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해외, 특히 미국에 수감 중인 모든 시민의 운명은 우리 관련 기관이 지속해서 관심을 두는 문제"라며 "그들은 이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등 자국에 수감 중이던 16명을 석방했고, 미국·독일 등 서방 국가에서 복역하던 자국민 8명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석방될 것으로 예상된 모든 수감자가 교환 명단에 포함된 것은 아니라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지적했다.
온라인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며 최대 9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자금을 세탁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빈니크, 마약 밀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주러 미국대사관 전(前) 직원 마크 포겔이 대표적이다.
빈니크의 경우 아직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교환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으로 언론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등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도 석방됐다.
이 때문에 반역죄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은 언론인 이반 사프로노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했다가 '테러 정당화' 혐의로 징역 5년형을 받은 러시아 저명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 등의 추가 석방도 관심을 받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들에 대한 교환 논의도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협상의 비밀스러운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논평을 거절했다.
이번 수감자 교환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지정학 전문가인 드미트리 노비코프 러시아 고등경제대 부교수는 이즈베스티야에 "이번 교환이 러시아·미국 관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상황의 평화적 해결책을 찾는 맥락에서 긍정적"이라며 "아직 협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분석가 래리 존슨은 이 신문에 "안타깝게도 양국 사이의 지정학적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협상을 주도한 미국 CIA와 러시아 FSB 국장의 소통 채널은 유지되고 있지만 양국 정상이나 외무장관 사이의 접촉은 복원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수감자 교환과 우크라이나 관련 대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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