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테러 위험 등급 상향…"1년내 공격 가능성 50% 이상"

입력 2024-08-05 14:03  

호주 정부, 테러 위험 등급 상향…"1년내 공격 가능성 50% 이상"
위험 등급 하향한 지 2년도 안 돼 4→3단계 재조정…"극단주의 증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격화하는 등 전 세계가 이념·종교 갈등을 벌이면서 호주에서도 테러가 발생할 확률이 올라갔다며 호주 정부가 테러 위험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5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캔버라에서 국가 안보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호주 테러위험 등급을 4단계인 '가능한'(possible)에서 3단계인 '개연성 있는'(probable)으로 한 단계 올린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당장 위험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받은 조언은 더 많은 호주인이 더 다양한 극단적 이념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경계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테러 위험 수준을 총 5단계로 평가하는데 '예상되지 않는'(not expected)이 가장 낮고, '가능한'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또 '예상되는'(expected)이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고, '확실한'(certain)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간 가디언은 호주안보정보원(ASIO) 보안 당국자 말을 빌려 '개연성 있는' 단계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실제 공격이 있거나 공격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약 8년 만인 2022년 11월 테러 위험 등급을 현재 수준으로 한 단계 낮췄지만, 2년도 안 돼 다시 상향 조정했다.
위험 등급 상향을 권고한 ASIO는 "개인적 불만과 교차하는 사회 정치적 이슈, 음모론, 반권위 이데올로기로 인해 극단주의가 증가하고 행동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며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와 간단한 전술을 사용해 저비용으로 테러 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도시의 혼잡한 장소에서 사전에 탐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명 '외로운 늑대' 또는 소규모 그룹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지난 4월 시드니의 한 쇼핑몰에서 40대 남성이 쇼핑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같은 달 시드니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는 극단주의 단체 소속 10대 소년이 미사를 집전하는 주교를 흉기로 공격했고 당시 상황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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