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개장후 주가 하락 예상한 매도·저가매수 주문량 몰린 듯
대체거래소 블루오션 "5일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분 전체 취소"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전 데이마켓(주간거래)을 통해 서둘러 미국 주식을 매도하거나 싼값에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5일 오후 한국 증권사를 통해 이뤄진 주간거래 체결분이 통째로 취소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은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모든 증권사들에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후 2시 45분 이후 체결분에 대한 매매를 일괄 취소 처리한다고 이날 통보했다.
주문 자체가 취소 처리되면서 주간거래 주식 매매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 모두 말소 처리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야간 거래 기능을 승인받은 대체거래소 블루오션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주간거래 때는 글로벌 시장조성자의 유동성 공급으로 실시간 매수·매도가 이뤄진다.
이날 먼저 개장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장세를 연출하자 미국 주식시장 개장 이후 추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주문량이 몰리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 급등한 미국 빅테크 종목,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정규장 개장 전 매도하려는 투자자들이 이날 유독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문 폭증에 ATS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호가 갭이 벌어지자 데이마켓 주식과 ETF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졌고, 이때 국내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블루오션은 정확한 취소 사유를 국내 증권사들에 설명하진 않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ATS가 처리할 수 있는 주문량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통지받은 내용에 의하면 블루오션 측에 체결 기록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문량이) 블루오션 또는 유동성 공급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를 통한 미국 주식시장 프리마켓 주문도 다소 밀렸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2022년 삼성증권[016360]이 최초로 개시했으며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증권사가 도입해 운영 중이다.
nor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