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총리, 유혈 반정부시위에 사임…군 "과도정부 구성"(종합)

입력 2024-08-05 20:06  

방글라 총리, 유혈 반정부시위에 사임…군 "과도정부 구성"(종합)
5번째 총리직 수행하며 '장기 집권'…'권위주의적 통치' 비판 받아


(뉴델리·자카르타=연합뉴스) 유창엽 박의래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많은 사상자가 나오면서 결국 사임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현지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다면서 군부가 과도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와커 참모총장은 "이 나라는 고통을 많이 받아왔고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으며 많은 국민이 살해됐다. 이제는 폭력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내 연설 이후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군은 2007년에도 대규모 불안 사태가 퍼지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2년 동안 군이 지원하는 과도 정부를 세운 바 있다.
하시나 총리가 인도로 도피했다는 설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시나 총리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시위대가 이날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에 몰려든 직후 AFP통신에 하시나 총리가 헬기를 이용해 방글라데시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총리가 처음에는 차를 이용했다가 헬기로 옮겨탔다고 덧붙였다. 다만 행선지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장기 집권하던 하시나 총리의 사임 소식에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현지 방송은 시민들이 총리 관저 경내에서 달리며 카메라를 향해 기뻐 손을 흔드는 모습 등을 내보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하시나 총리 사임은 지난 6월 다카 고등법원의 결정이 단초가 됐다. 고법은 2018년 당시 대학생 시위로 폐지됐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제 부활을 결정했다.
이에 구직난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은 제도 부활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대법원이 고법 결정을 유지하면서 격화했다.
지난달 중순 시위 도중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충돌로 200여명이 사망하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위는 이후 대법원의 중재안 제시로 주춤하는 듯했다. 중재안은 정부가 추진해온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 비율을 30%에서 5%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시위를 주도해온 대학생들은 학생 지도부 석방과 총리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다가 수용되지 않자 지난달 말 시위를 재개했다.
시위에는 일반 시민까지 가세했고 총리 사퇴 요구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4일 하루에만 유혈충돌로 100명 가까이 숨져 이번 시위 사태로 모두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장수 여성 국가지도자로 꼽히는 하시나 총리는 올해 1월 야권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 승리로 5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그는 반독재 투쟁과 투옥 등을 거쳐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 2001년 7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이후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등으로 실각했고 절치부심 끝에 200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 2009년 1월부터 총리에 복귀했다.
야권과 서방은 그가 권위주의적 통치로 반대파와 인권을 탄압한다고 비판해왔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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