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지난달과 이달 잇따라 발생한 산사태로 수백명의 희생자가 나온 에티오피아에서 지속적인 폭우로 추가 산사태 발생 우려가 크다고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폴라 피츠제럴드 IFRC 에티오피아·지부티 지부 대표는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 화상으로 참여해 "지난달 21∼22일 내린 폭우로 에티오피아 고파 지역에 산사태가 잇따랐고 전례 없는 희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고파 지역 산사태 희생자는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257명에 이른다.
피츠제럴드 대표는 "사망자 가운데 30명은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이라며 "지난주 현장을 찾았을 때 부모와 자녀, 가족을 잃은 산악마을 주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파 지역은 지속적 폭우로 추가 산사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속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구조대원들조차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남부의 또 다른 산악 지역인 월라이타에서도 전날 산사태로 최소 13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티오피아 남부 일대의 보건 상황도 열악하다고 IFRC는 지적했다.
피츠제럴드 대표는 "올해 초부터 에티오피아 남부에는 이미 말라리아가 30만건 정도 발병했고, 홍역 환자 또한 300명 이상 나왔다"며 "산사태로 인해 질병 확산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산사태로 희생자가 더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위험 지역 주민 1만5천500명 정도를 긴급히 대피시키는 중이라고 IFRC는 설명했다. 이날까지 3천600명이 대피했고 이후에도 주민들이 계속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IFRC는 긴급 구호자금 600만 스위스프랑(96억여원) 모금에도 나섰다고 밝혔다.
자금은 산사태와 폭우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은 주민 2만5천500명을 돕고 재해 현장의 구조·구호, 긴급 주거시설 확보, 보건 서비스 및 식수 지원 등에 우선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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