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순위 표적' 신와르…하마스 10·7 주도 '도살자' 악명

입력 2024-08-07 08:18   수정 2024-08-07 15:24

이스라엘 '1순위 표적' 신와르…하마스 10·7 주도 '도살자' 악명
하마스 기습 후 행방 묘연…가자 땅굴 은신 추정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에서 폭사한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이어 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된 야히야 신와르(62)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한 강경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4일 기자회견에서 "신와르를 찾아내 제거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신와르 제거를 천명하면서 그를 '걸어 다니는 죽은 자'(dead man walking)라고 부르는 등 이스라엘의 1순위 표적으로 꼽힌다.
하마스 입장에선 이스라엘의 제1 제거 대상을 보란듯 하니예의 후계자로 선출한 것이다.
신와르는 196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현재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해당하는 옛 팔레스타인 마즈달 아스칼란 지역에서 살다가 쫓겨났다.
가자 이슬람대학교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그는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투쟁) 때 하마스 창립에 참여해 보안조직을 맡았다.
이때 주로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색출해 잔혹하게 죽이는 활동을 하며 '칸 유니스의 도살자'로 불리며 악명을 떨쳤다.
1988년 이스라엘 군인 2명을 살해하고 난 뒤 팔레스타인 측 정보원 4명도 죽이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붙잡혀 이듬해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 4회를 선고받았다.
신와르는 22년간 복역하면서 히브리어를 공부해 이스라엘 신문을 읽는가 하면 동료 수감자들을 휘어잡고 대표로 교도관들과 협상하기도 했다. 또 교도소 바닥에 땅굴을 파는 식으로 여러차례 탈옥을 시도했다.


2011년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에 인질로 붙들려 있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와 포로 교환을 할때 1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함께 풀려났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포로 교환을 승인했다. 2022년 재집권한 네타냐후 총리로선 결과적으로 자신이 풀어준 인물이 현재 가자지구 전쟁을 일으킨 핵심 인물이 돼 돌아오게 하는 뼈아픈 실책을 저지른 셈이다.
하마스로 돌아온 신와르는 군사조직 책임자가 돼 2012년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만나는 등 이란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를 지낸 하니예가 2017년 물러나자 신와르가 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해 하니예는 하마스 1인자인 정치국장에 선출됐다.
2021년 신와르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 이스라엘군이 칸 유니스에 있는 그의 자택을 노려 공습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지도자가 된 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는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 직후 수차례 공개 행보를 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신와르는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 등과 함께 이스라엘을 기습하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계획, 작년 10월 7일 이를 전격 실행에 옮겨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했다. 데이프에 대해선 지난달 공습에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스라엘군이 지난 1일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스라엘은 신와르에 대해 40만달러(약 5억5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국제형사재판소(ICC)도 그의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신와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다만 그가 하마스가 가자지구 아래에 복잡하게 파놓은 지하 땅굴에 숨어 지내고 있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공격 직후 입수했다는 한 영상을 공개했다. 10·7 기습 사흘 뒤 촬영된 이 영상에는 신와르와 부인 중 한 명, 자녀 3명과 신와르 동생 이브라힘 신와르가 지하 터널에서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영상에 찍힌 신와르 부인은 사마르 아부 자마르(44)로 신와르보다 18세 젊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신와르가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지 한 달 만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관리들에 따르면 신와르가 어디 있는지를 아는 이는 단지 3명이며 이들이 신와르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와이넷이 아랍권 매체 아샤라크 알아우사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관리는 "신와르는 계속 최신 소식을 받으며 소통하고 있으며 상황 전개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와이넷은 덧붙였다.
하마스 정치국장 전임인 하니예는 카타르 도하에 근거지를 두고 휴전 협상을 포함한 외교 활동을 주도해왔지만 신와르가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하마스 1인자인 하니예를 암살한 이스라엘이 주시하는 가운데 쉽사리 제3국 등으로 진지를 옮기기는 당분간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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