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대변인 "필리핀 EEZ 안팎에서 넓혀…서서히 진행되는 침략"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암초 등을 매립, 30㎢에 달하는 땅을 넓혔으며 수비 암초(중국명 주비자오) 등 주요 거점의 군사기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필리핀 해군이 밝혔다.
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해군 대변인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팎에서 매립해 넓힌 땅 면적이 약 30㎢에 이른다면서 이는 "서서히 진행되는 침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수비 암초 등 남중국해 핵심 거점에 군 기지 구조물과 군용 장비를 설치하는 등 군사기지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리니다드 준장은 수비 암초와 중국의 다른 주요 거점인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 존슨 암초(중국명 츠과자오)에 활주로, 군함 정박용 부두, 항공기 격납고로 추정되는 구조물, 군용 통신장비가 있다면서 이들 암초는 "이미 군사기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수비 암초에서는 건설용 차량과 중장비도 발견됐다.
이 중 미스치프 암초와 존슨 암초는 필리핀 EEZ에 속해 있다.
특히 중국이 점유한 남중국해 최대 인공섬으로 꼽히는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 해군·해경·해상민병대 선박을 위한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대공·대함 미사일, 레이더, 전파방해 장치로 무장했다.
이 암초는 또 필리핀과 가장 가까운 중국 군사기지이기도 하다고 해양법 전문가인 제이 바통바칼 필리핀대 법대 교수가 이 매체에 설명했다.
트리니다드 준장은 한편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에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들이 나타났고 매립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에 필리핀 해경함 '테레사 마그바누아'함이 현장에 출동해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 해경함으로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165m 길이의 중국 해경함이 지난달 3일부터 이 암초에 정박하고 있으며, 중국 해양 조사선도 와 있어서 군이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30일∼지난 5일 1주일간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에서 포착된 중국 선박은 122척으로 전주 104척보다 근소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