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두쪽 난 도시' 다리 재개통 추진…세르비아계 반발

입력 2024-08-08 19:13  

코소보 '두쪽 난 도시' 다리 재개통 추진…세르비아계 반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 소국 코소보 북부에 있는 도시 미트로비차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 도시는 이바르강을 사이로 북쪽엔 세르비아계, 남쪽은 알바니아계로 철저히 분리돼 살고 있다.
1999년 6월 코소보 내전 종식 이후 차량 통행이 금지된 이바르강의 주요 다리를 코소보 정부가 재개통하려고 하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수백명의 세르비아인들이 7일(현지시간) 미트로비차 북부에서 코소보 정부 규탄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전직 판사 니콜라 카바시치는 "세르비아 사람들에게 이 다리는 생존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시위자는 AFP 통신에 "코소보 정부가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 정부의 이 계획을 의도적으로 분쟁을 유발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두 지역 간의 평화로운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코소보 당국은 지난 6일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 위해 이 다리를 방문한 뒤 재개통 계획을 발표했다.
코소보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은 코소보 당국이 다리를 재개통한다면 이 지역에 심각한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소보 당국은 지난 5일에는 세르비아와의 북부 국경 근처에 있는 세르비아 우체국 지점 9곳을 급습해 폐쇄 조치했다.
코소보 당국은 이들 세르비아 우체국이 관할 코소보 기관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은 "일방적이고 조율되지 않은 조치"라며 "EU가 중재한 양국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초 코소보 정부가 세르비아 화폐인 디나르화 사용을 금지한 이후 양국의 긴장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1990년대 후반 불거진 참혹한 내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서로에게 적대적이다.
세르비아의 일부였던 코소보는 1998년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세르비아에 저항한 것을 발단으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 명을 포함해 1만3천여 명의 희생자를 내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한다.
독립 이후에도 긴장이 이어지는 곳은 세르비아와 국경을 맞댄 코소보 북부다. 코소보 인구의 93%가량은 알바니아계지만 북부 인근 시민들은 세르비아계다.
때문에 코소보 북부 시민들은 코소보 정부가 세르비아계인 자신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불만을 공공연하게 표출해왔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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