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원폭 행사서 '국제사회 분열'…이스라엘 빼자 G7보이콧

입력 2024-08-09 13:23  

나가사키 원폭 행사서 '국제사회 분열'…이스라엘 빼자 G7보이콧
시장 "핵 폐기로 방향 전환해야"…기시다, 핵무기금지조약 언급 안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해 엄청난 피해를 본 일본 나가사키시에서 9일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이 개최됐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은 이날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79주년 행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정세 등을 언급하며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도적 규범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즈키 시장은 핵보유국 등을 향해 "위협이 한층 더 강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핵 폐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외교를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 현실적인 노력을 추진하는 것이 전쟁 피폭국인 우리나라(일본)의 사명"이라며 "'나가사키를 마지막 피폭지로'라고 세계에 계속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 대응을 이끌겠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핵무기용 핵분열성물질생산금지조약(FMCT)을 바탕으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 것을 뜻한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이날도 핵무기금지조약(TPNW) 가입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TPNW는 NPT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핵무기 개발, 생산, 비축, 사용, 사용 위협 등의 활동을 완전히 금지하고자 2017년 유엔에서 채택한 조약이다.



올해 나가사키 원폭 행사는 서방 주요국 대사들이 일제히 불참 의사를 표명하면서 예년보다 주목도가 높아졌다.
나가사키시는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행사에 초청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전날도 스즈키 시장이 이러한 판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정치적인 이유로 초청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평온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원활하게 실시하고 싶은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요 7개국(G7) 중 일본을 제외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은 대사를 보내지 않고 공사나 영사 등을 참석시켰다.
이들 국가는 지난달 나가사키시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을 초대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러시아, 벨라루스와 같은 부류 나라로 취급돼 오해를 초래한다"며 이스라엘이 제외되면 고위급을 참가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에서 국제사회 분단이 노출된 모양새"라고 해설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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