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여소야대 대만 입법원(국회)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야당 당수의 지난 대선 당시 정치자금 부실 신고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커원저 민중당 주석(당수)이 지난 1월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선거(대선)당시 받은 정치 헌금 및 지출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언론은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민중당 대선 후보였던 커 주석의 유세 활동을 맡았던 업체 2곳이 916만4천311 대만달러(약 3억8천만원)에 달하는 홍보·광고비를 받지 못했으나 이와 관련한 세금 신고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대만언론은 또한 국민당의 한 시의원이 해당 업체를 도와 12일 타이베이지방검찰에 커 주석을 배임죄, 정치헌금 위반죄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민중당은 전날 3건의 회계 처리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전면 재조사를 통해 가능한 한 빨리 감찰원(탄핵 및 감사업무 담당)에 자료 보정 신청 및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민중당은 지난 대선 당시 선거 캠프 전용 계좌에서 약 18만개에 달하는 소액 모금을 받았다면서 회계사의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커 주석은 당 관계자들이 전후 상황을 확실히 파악한 후 대외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캠프 총간사를 지낸 황산산 민중당 비례대표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너무 바쁜 관계로 회계처리에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에서 신속히 파악해 적절한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언론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8년간 타이베이 시장 재임 시절 과학단지 건설 등에 대한 의혹, 대선 정치자금 부실 신고 논란 등 커 주석 개인의 정치적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비리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민중당 소속 북부 신주시장이 부패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청렴성'을 표방했던 민중당의 이미지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이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대만의 제1, 2야당 국민당과 민중당의 입법원에서의 연합 전선이 와해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대만 입법원은 지난 5월 라이칭더 총통을 견제할 수 있는 의회개혁법(총통견제법)을 재석의원 103명 가운데 58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전체 113명 의원 가운데 집권 여당 민진당은 51명, 제1야당 국민당은 52명으로 절반을 넘기지 못한 상황에서 무소속 2명을 제외한 8명 의원이 소속된 민중당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바 있다.
이번 비리 의혹이 차기 집권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가려던 민중당의 전략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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