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해리스 유세 때도 "연예인 보러 온 것" 평가절하
미 언론 "잘못된 주장"…해리스측도 "1만5천명 군중 담은 실제 사진"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유세에 모인 군중 사진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잘못된 주장을 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과거 리얼리티 TV쇼 진행자 시절부터 시청률을 유독 중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자신의 유세에 몰린 인파의 수를 인기와 득표율의 척도로 해석하며 크게 집착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해리스 등판 후 일부 경합주 지지율 역전 등으로 조급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규모에 대한 AI 조작 의혹까지 꺼내 들며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카멀라가 공항에서 속임수를 쓴 것을 알아챈 사람이 있는가? 그 비행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에 AI를 이용했고 소위 추종자들로 구성된 대규모 '군중'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들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는 사기꾼이다.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군중'은 1만명은 되는 것처럼 보였다! 같은 일이 그녀의 유세에 모인 가짜 '군중'에 있어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 당원들이 선거를 이기는 방식이다. 속이는 것을 통해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는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 왜냐면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선거 개입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 사람은 어떤 것에서든 속임수를 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지난 7일 미시간주에서 대규모 군중이 활주로에 모여 해리스 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 투'에서 내릴 때 환호하는 이미지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남서쪽 로물루스에 있는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 격납고에서 유세를 했고 이는 실시간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WP 등은 해리스 부통령의 전용기가 해당 공항에 도착했을 때 실제로 수천 명이 모여있었고, 언론사들이 AI를 이용해 사진을 수정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WP는 또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듭된 잘못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해리스 부통령이나 민주당 당원들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속임수를 썼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하면서 이는 미시간에서 대통령 후보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위해 모인 1만5천명의 군중을 담은 실제 사진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는 애틀랜타의 조지아주립대 컨보케이션 센터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며칠 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유세에 참석한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연예인을 보기 위해 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 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해당 장소에서 진행된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유세에는 1만명 정도가 참석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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