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日총리 놓고 잠룡 각축…'지지율 1위' 이시바, 출마 시사(종합)

입력 2024-08-14 18:46  

차기 日총리 놓고 잠룡 각축…'지지율 1위' 이시바, 출마 시사(종합)
기시다 연임 포기에 내달 자민당 총재 선거 열기…고노 다로·다카이치 사나에 등 거론
'킹 메이커' 아소 다로도 주목…이시바 "선거 추천 의원 20명 확보하면 책임 다할 것"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차기 총리가 사실상 결정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14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는 잠룡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내달 하순으로 예고됐지만, 전날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없다.
다만 몇 달 전부터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돼 온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물밑 작업은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는 여론 조사에서 '차기 총리' 지지율 1위를 차지해 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간사장이 우선 꼽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 2012년, 2018년, 2020년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총재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2012년과 2018년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맞섰고, 2020년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으나 후보 3명 중 3위를 기록했다.
그는 오랫동안 여론 조사에서 총리 후보감 1·2위로 꼽혀왔고 특히 최근에는 '1위 단골'이었다.
그러나 높은 여론 지지율에도 당내 세력을 규합하지 못하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2012년에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의원들 표가 좌우하는 결선 투표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밀렸다.
대만을 방문 중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인 20명에게 추천받을 수 있는 상황이 갖춰지면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서 사실상 총재 선거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총재 선거에 나서려면 국회의원 추천인 20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 불출마 선언에 대해 "자민당이 국민에게 제대로 책임을 지기 위해서 자신이 물러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훌륭한 결단"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61) 디지털상도 자신이 속한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83) 자민당 부총재에게 출마할 뜻을 이미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디지털상은 엑스(X·옛 트위터) 팔로워 수가 200만명을 넘는 등 일본 내에서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한일 양국 정부가 강제징용 손해배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2019년 7월 외무상을 맡고 있으면서 남관표 당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말을 끊고 "무례하다"며 면박을 준 일로 한국에는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인 고노 요헤이는 1993년 내각관방장관을 맡고 있을 때 일본 정부로서는 처음 일본군의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포스트 기시다' 후보군에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도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기시다 총리가 총재에 오른 2021년 선거에 고노 다로 등과 함께 이미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단골로 참배해온 극우 성향 의원으로, 당시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랐지만, 내년도 예산 문제도 있으니 마지막까지 총리를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자민당 간사장도 최근 각종 의원 행사에 참석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는 등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 발표 후 "극히 유감이다. 총리에서 퇴임한다는 매우 무거운 결단으로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들에 더해 젊은 피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43) 전 환경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전 경제안보 담당상 등도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로, 아버지로부터 50세 전까지는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정가에 퍼져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소문을 부인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성 정치인인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71) 외무상이나 2021년 출마한 노다 세이코(野田聖子·63) 전 총무상도 상황에 따라서 출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더라도 '킹 메이커'로서 힘을 발휘할 인물로는 아소 다로 부총재가 주목받고 있다.
2008∼2009년 총리를 지낸 적이 있는 그는 기시다 정권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2021년 총재 선거에서 자신의 파벌에 속해있는 고노 디지털상을 지지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 투표를 인정, 사실상 기시다 총리 당선에 힘을 실어줘 기시다 정권 출범 후 배후 실력자로서 실속을 챙겼다.
게다가 아소 부총재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이후 주요 파벌이 해산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달리 자신의 '아소파'를 유지해 조직력도 만만치 않다.
기시다 총리 임기가 9월 30일인 만큼 당 선거 규정에 따라 9월 20∼29일 사이에 새 총재 선출 선거가 진행된다.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다. 당원과 당우는 사전에 우편으로 투표하고, 개표 결과는 국회의원 투표일에 함께 공개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달 중 선거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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