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목격자 등 토대로 보고서 작성…"향후 법정에 모은 증거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쿠데타 군사정권이 통치 중인 미얀마에서 지난 1년간 군에 의한 조직적인 고문, 강간, 살해 등 잔혹한 전쟁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IIMM은 작년 7월 1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1년간 900여 소식통, 400여 목격자, 사진, 영상, 각종 서류 등을 토대로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니컬러스 코움지언 IIMM 위원장은 "미얀마 전역에서 끔찍한 수준의 잔혹 행위, 비인도적 행위 등 전쟁 범죄가 놀라운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증거를 상당량 확보했다"고 말했다.
코움지언 위원장은 "많은 범죄가 민간인을 처벌하고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저질러졌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수천 명이 체포됐고 많은 이들이 구금 도중 고문당하거나 살해됐다.
특히 고문의 경우 구타, 전기 충격, 목 조르기, 물 고문, 잠 안 재우기, 손톱 뽑기 등 여러 가혹한 수단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간, 성기 훼손 등 각종 성범죄도 자행됐으며 어린이까지 피해를 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군부는 또 학교나 종교 시설, 병원 등 민간 건물까지 공습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미얀마의 국제법 위반을 감시하기 위해 2018년 설립한 IIMM은 향후 전쟁범죄 책임자들을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IIMM은 불법적·자의적 구금이나 불공정 재판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사법재판소(ICJ)와도 협력 중이다.
코움지언 위원장은 "이런 전쟁 범죄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모은 증거들은 언젠가 법정에 제시될 것이며 관련자들은 정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해왔다.
최근에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 총공세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양측 교전이 격화하면서 미얀마 국내 난민 수가 최근 300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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