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점령 3주년 기념 열병식…여성은 출입 금지

입력 2024-08-15 12:42  

탈레반, 아프간 점령 3주년 기념 열병식…여성은 출입 금지
인도적 지원 필요 아프간인 2천400만명에 달해…"여성탄압 중단 전세계 압력 가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3년을 맞아 열병식을 갖고 군사력을 과시했다.
1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을 공휴일로 선포한 뒤 수도 카불 북부 바그람에서 열병식을 실시했다. 바그람은 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군이 공군 기지로 활용하며 탈레반 소탕 작전의 핵심 본부로 삼았던 곳이다.
이날 행사에서 탈레반 군인들은 총기를 들고 제식 행진을 했으며 소련제 탱크와 대포 등을 이끌고 바그람 공군 기지를 통과했다.
미군과 나토군이 남기고 간 헬리콥터나 장갑차 탱크 등도 탈레반이 사용하는 아프간 국기를 달고 등장했다.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은 성명을 통해 탈레반 당국이 '서구 점령군'을 상대로 승리했다며 "이슬람 통치를 유지하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며 국가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몰렸고 중국과 이란의 외교관들도 참석했지만, 참석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탈레반 정권은 이날 행사에서 외신 기자들을 포함해 모든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지만,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수도 카불에도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날아다녔고, 거리는 아프간 국기로 장식됐다.
AFP 통신은 일부 소년들이 '우리는 자폭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깃발을 들고 거리를 누볐다고 전했다.
이처럼 탈레반이 재집권을 자축했지만, 아프간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국제 비정부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아프간 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2천37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프간 내 한 비영리 단체에서 일한다는 잘마이(26)씨는 "지난 3년은 우리 인생에서 최악의 시기였다"며 "사람들은 배고프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다. 모두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간 집권 이후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현재 아프간에서 여성은 직업을 가질 수 없고 중·고등 교육을 받을 수 없다. 공원이나 체육관에도 다닐 수 없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프간 연구원 페레쉬타 아바시는 탈레반 정권이 여성 탄압을 멈추도록 전 세계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탈레반 집권 3주년은 아프간 인권 위기를 암울하게 상기시켜 주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지만 9ㆍ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이후 미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탈레반 소탕 작전이 벌어졌지만, 탈레반은 끊임없이 세력을 키웠다.
결국 탈레반은 미군이 완전 철군하겠다고 발표하자 2021년 8월 15일 수도 카불에 진입하면서 아프간 전역을 재장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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