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 5명 도쿄서 기자회견…日정부, 방일단과 면담 및 의견서 접수 거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야당 의원들이 광복절인 15일 일본을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도광산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적 사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에 이를 명백히 표기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강·임미애, 조국혁신당 김준형·이해민, 진보당 정혜경 의원 5명으로 구성된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은 이날 도쿄 참의원(상원)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도광산의 역사적 사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유네스코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일본 참의원 의원인 사회민주당의 오쓰바키 유코 부대표도 함께했다.
국회의원 방일단은 일본 정부에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적 사실을 보다 명확히 알리도록 현재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설치된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시설을 사도광산 안내시설인 키라리움 사도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일단은 이는 사도광산 방문객의 접근성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구역 밖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방일단은 아울러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 동원 노동자 명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4월 그 존재가 알려진 니가타현 현립문서관에 있는 '반도노무자 명부'를 제공해 달라고 일본 정부에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방일단은 이런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일본 외무성에 전달하려 했으나 거절당했으며 면담 요청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방일단 단장인 이재강 의원은 "일본이 진정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지난 역사에 대해 숨김없이 진실을 알리고 반성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화해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하도록 지속해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일단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도쿄와 니가타현에 있는 사도광산을 방문하고 사도시의원 등과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사도광산은 지난달 27일 유네스코 회의에서 컨센서스(전원동의) 방식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 및 노동자 추도식 매년 개최 등 조치를 하기로 한 데 따라 등재에 동의했다.
그러나 일본이 공개한 전시물 안내판에는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했다는 사실이 명시적으로 표기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이 강제노동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전시시설에 '강제'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담아달라는 한국의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정부가 사도광산 유산 등재에 동의한 것을 놓고 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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