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이틀간 진행 예정…하마스 "협상안에 이스라엘 완전한 철군 포함돼야"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이신영 기자 = 한동안 멈춰 섰던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11개월째에 접어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확전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이번 회담이 중동 위기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는 첫날 휴전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도하에서 재개된 휴전 협상에는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협상 당사자인 이스라엘 측 대표단이 참석했다. 다만 대화 상대방인 하마스 측은 불참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조짐이 좋은 시작"이라며 협상 테이블이 재가동된 것을 공식 확인했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남은 장애물은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이어질 것이라고 커비 보좌관은 덧붙였다.
카타르 외무부 마제드 알안사리 대변인도 성명에서 인질을 석방하고 가능한 많은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휴전을 위해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 등 중재국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회담이 16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장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등을 파견했다.
하마스는 이날 도하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지만 추후 논의에 다시 참여할 여지를 두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로이터에 "우리는 협상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재국들은 하마스가 7월 초에 동의한 제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한 철군이 협상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하마스 고위급 인사인 호삼 바드란은 휴전 회담이 재개된 이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합의에는 포괄적인 휴전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완전한 철수, 인질 귀환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도하에서 진행 중인 협상을 가자지구에 대한 침략을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고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작전이 협상 진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을 앞두고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지속한 점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가자 보건당국은 15일 밤에도 북부의 자발리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적어도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주둔과 인질 석방 순서, 가자 남부에서 북부로의 민간인의 이동 제한 등에 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다만 로이터는 이스라엘 협상단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상당한 재량권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 협상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폭사한 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피의 복수'를 다짐한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내 강경파인 야히야 신와르가 새 수장에 오르며 협상이 더 교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근 이란에서는 보복에 앞서 휴전 논의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편,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가자 지구 사망자가 4만명이 넘은 것을 '암울한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믿기 어려운 이런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규칙을 반복적으로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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