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관광객 절반 이상이 중국인…수랭걸 휩스 "대만과 관계 희생시키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이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대만과 단교하라며 관광을 무기로 압박하고 있다고 팔라우 대통령이 주장했다.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과 한 현지 회담에서 중국이 팔라우 관광객 수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관광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파푸아뉴기니 북쪽에 자리 잡은 팔라우는 2022년 기준 인구가 1만8천여명에 불과한 소국이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관광 산업에 의존한다.
팔라우 정부에 따르면 2008년만 하더라도 중국 관광객 수는 634명으로 전체 1%도 되지 않았으나, 2015년에는 9만1천명 이상으로 전체 54%로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2017년부터 수교 요청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휩스 대통령은 "아주 최근 중국에서는 팔라우가 안전하지 않은 곳이며 방문하면 안 된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런 상황 속에 중국은 우리에게 대만과 수교 관계가 불법이며 우리가 대만을 공인해서는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팔라우 측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휩스 대통령은 전했다.
휩스 대통령은 이같은 중국 측 태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비난했다.
그는 중국의 친구가 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만과 관계를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경제 발전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대만과 관계, 가치 등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휩스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한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서도 "대만과의 단교 대가로 관광 수익을 주겠다"는 중국의 제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6월에는 현지에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자 중국의 배후 연관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은 지난 수년간 '금전 외교'를 앞세워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10개국이 대만에 등을 돌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만 수교국은 팔라우 외 과테말라,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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