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남극 고유 동물 13종 핵심 서식지…보호구역 지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극 대륙에서 인간 활동이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남극과 남극해 주변에서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생물다양성 지역'(KBA) 30곳이 새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남극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이들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커샌드라 브룩스 교수팀은 29일 과학 저널 보전생물학(Conservation Biology)에서 남극과 남극해에 서식하는 아델리펭귄과 남극물개 등 동물 13종에 대한 기존 추적 데이터를 분석, 남극해 전역에서 30개의 핵심 생물다양성 지역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핵심 생물 다양성 지역은 남극 고유 서식 동물들이 먹이 사냥, 번식, 이동을 위해 사용하는 지역들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인간의 활동을 제한하고 보호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남극 토종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극해는 기후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하는 곳 중 하나다. 남극해의 차가운 물은 전 세계에서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40%와 기후 변화로 인한 과도한 열의 60~90%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 대륙과 남극해에는 많은 고유 동식물 종이 서식하며 생산성 높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 어업과 기후변화, 관광 산업 등으로 인한 압력이 커지고 있어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한 예방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델리펭귄과 황제펭귄, 흰턱바다제비, 회색머리 앨버트로스, 남극물개 등 13개 남극 고유 동물 종에 대한 기존 추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극 대륙을 둘러싼 남극해에서 조사 대상 동물 13종의 먹이 사냥과 번식, 이동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양 서식지 30곳이 새로 확인됐다.
동남극 어맨다만 인근 해역에서는 많은 황제펭귄이 번식 후 회복하는 동안 주로 먹이 사냥을 하는 장소 두 곳이 발견됐으며, 뉴질랜드 캠벨섬 인근 해역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회색머리 앨버트로스 번식기에 먹이 사냥을 하는 장소가 여럿 발견됐다.
논문 제1 저자인 세라 베커 연구원(박사과정)은 "지구가 대량 멸종 위기에 처해 있지만 남극의 남극해는 아직 멸종된 생물종이 없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브룩스 교수는 "남극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의 영향은 그곳에만 멈추지 않는다"며 "이번에 발견된 핵심 생물다양성 지역에서 어업이나 관광 등 인간 활동을 줄이면 동물들에게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 회복력을 키울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Conservation Biology, Cassandra Brooks et al., Scaling up ocean conservation through recognition of key biodiversity areas in the Southern Ocean from multispecies tracking data', http://dx.doi.org/10.1111/cobi.1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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