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국민연금 537조원 규모…당국자 "더 크고 강력하게 만들 것"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중국이 약 3조 위안(약 560조원)에 육박하는 사회보장기금을 더 늘려 '사회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 딩쉐둥(丁學東) 당서기가 이날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에 올린 기고문을 토대로 중국 당국이 이같은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딩 서기는 2조8천800억 위안 규모인 사회보장기금에 대해 "인구 고령화 최고조기에 사회보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전략적 예비 기금이자 국가 사회보장체계의 '밸러스트 스톤'(배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싣는 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비축금인 사회보장기금을 더 크고 강력하게 만들어 급속히 고령화되는 인구를 위한 안전망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내 자본시장, 특히 전략적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판 국민연금으로 불리는 사회보장기금은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에 도입돼, 각종 연금과 산업재해 보험, 의료보험, 실업보험, 출산 보험 등 중국의 복지 시스템을 지원해 왔다.
사회보장기금 총자산은 2022년 말 현재 2조8천800억 위안(약 537조원)으로 이 중 90%는 국내 투자, 나머지 10%는 해외투자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딩 서기에 따르면 2000년 이 기금이 설립된 이후 24년간 연평균 7% 이상 투자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기금을 더 확충해 더욱 적극적인 수익 창출을 추진하는 데에는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 자리를 지난해 인도에 내준 중국은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약 2억9천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한다.
중국은 이미 '중간 단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35년에는 '심각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 속에 중국 젊은 세대는 물론 국책 연구기관들도 나서 국가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가연금제도 중추를 이루는 도시 근로자 연기금을 포함한 중국의 주요 연금 기금이 2035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딩 서기는 "인구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해 기금의 투자 운용 규모 확대,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기금운용 투명성 제고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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