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잡혀간 미국인 인질 부모, 눈물로 조속한 무사귀환 호소
"허쉬 너를 사랑해…강하게 버텨 살아남아 돌아와 줘"
(시카고=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허쉬, 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강하게 버텨 살아남아 돌아와 줘."
21일(현지시간) 사흘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8명의 미국인 인질 가운데 한 명인 허쉬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인 존과 레이철이 가슴에 '320' 숫자를 달고 연단에 섰다. '320'은 이들의 아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날의 수를 가리킨다.
무대에 서자마자 울음을 참지 못하고 연단을 부여잡은 레이철은 "8명의 하마스의 미국인 인질 가운데 우리 아들이 있다"면서 "그의 이름은 허쉬이고 23살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처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허쉬는 재미있고 존중할 줄 알며 사물에 호기심이 많은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레이철은 "10월 7일 허쉬와 그 친구들은 '노바'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평화와 사랑, 통합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였다. 그들은 또한 그의 23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며 "로켓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367명의 젊은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들이 사망했다"고 발언을 이었다.
그는 "허쉬는 왼팔을 잃은 채 트럭에 실려 갔고, 그날 이후 그와 나, 존의 삶은 가자에서 도둑맞았다"면서 "그날 이후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부모이거나, 부모를 가진 누군가라면 우리와 모든 인질 가족이 겪는 분노와 끔찍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은 "이 행사는 정치적인 것이지만, 우리의 하나뿐인 아들을 포함한 인질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인도주의의 문제"라면서 "고통의 경쟁에서 승자는 없다. 유대인의 고언 중에 '모든 사람은 우주'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 모든 우주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이 그때"라며 가자 정전 협상을 마무리해 인질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시카고에서는 연일 격렬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56명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