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상승세 배경은…"전통적 지지층·중도층 동시 공략"

입력 2024-08-22 10:56  

해리스 상승세 배경은…"전통적 지지층·중도층 동시 공략"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급격한 상승세는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을 동시에 공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각종 여론조사를 비교 분석하는 선거 전문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 포기 후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 자리를 승계하면서 지지율이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 것은 39세 이하 젊은 유권자들이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자 젊은 층의 지지율은 17%포인트나 급증했다.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도 12%포인트나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몰표를 줬지만, 연임에 도전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았던 흑인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열광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 주인 남부의 선벨트(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은 원동력이 된 것도 이 지역에 거주하는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는 6%포인트, 여성 유권자의 지지는 7%포인트 늘었다.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의 지지 상승은 정치적 성향과는 별개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한다는 역사적 의미에 대한 공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공화당이 여성의 낙태권 등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서 가장 주목할 현상으로 지지 정당이 없는 중도층 유권자 사이에서의 인기를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된 뒤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율은 9%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시기에 민주당 당원의 지지율은 7%포인트 상승했다.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를 지키면서, 새로운 지지층인 '산토끼'를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학력별로 여론조사 응답자들을 분류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후 고졸 이하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는 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시기 대졸 이상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3%포인트 올랐다.
고학력층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고졸 이하 유권자들은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기존 정치권의 일반론과는 차이가 나는 현상이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기 전 선거 판세가 워낙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승부 결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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