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엔진 장착한 신형드론 '팔랴니차' 투입…"러 공격에 이미 사용"
33주년 독립기념일 연설…푸틴엔 "역겨운 노인" 맹공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신형 국산 무인기(드론)로 러시아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영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33주년 독립기념일인 이날 연설에서 "우리의 새로운 무기 팔랴니차를 오늘 처음, 그리고 성공적으로 전투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무기가 "침략자(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보복 방법"으로, 기존에 사용해온 자국산 드론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발표는 우크라이나가 이달 6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기습해 진격을 이어가며 깜짝 승전보를 올리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이 드론에 대해 "러시아로서는 매우 어려울 것이고 무엇이 자신들을 공격했는지 그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팔랴니차는 우크라이나 전통 빵 이름으로, 러시아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모음이 포함돼 있어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인들이 검문소 등에서 자국인과 적군을 구별하는 암호로 사용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팔랴니차의 사양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무기 생산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 드론이 고속 정밀표적 발사체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카미신은 "우리는 박격포 드론, 포격 드론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무기인 로켓 드론을 소개한다. 팔랴니차는 오늘 일시 점령된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에 성공적으로 사용됐다"고 적었다.
더타임스는 이 드론이 제트엔진과 강력한 탄두를 장착했으며 기동성이 좋고 속도가 빠르다고 묘사됐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신형 드론으로 정확히 러시아 어디를 공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밤사이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서남부 보로네시 지역의 탄약고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탄약고를 공격했으며 일반적인 드론의 프로펠러 소리가 아닌 제트엔진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역겨운 노인'이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그는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에서 "빨간 단추(핵무기 발사 버튼)로 모두를 계속 위협하는 붉은 광장의 역겨운 노인은 자신의 요구사항 중 어느 것도 우리에게 강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보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합당하고 대칭적이며 장거리이다. 그들은 조만간 우크라이나의 대응이 러시아 연방의 어디든 도달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러시아와 115명씩 모두 230명의 전쟁포로를 교환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돌아온 자국군인들이 육군, 해군, 주방위군, 국경수비대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하는 동안 붙잡힌 군인들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한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PT-91 트바르디 전차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투입됐다고 확인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두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1년여 전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준 PT-91 트바르디 전차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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