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반입이 3개월 넘게 제한되면서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유엔이 우려했다.
26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자지구 내 피란민 보호시설과 의료시설에서 영양 상태를 검사받은 6개월∼5세 아동 23만9천여명 가운데 6.2%인 1만4천750명이 급성 영양실조 판정을 받았다.
급성 영양실조는 일반 영양실조보다 영양 결핍이 심각한 상태로 제때 영양 공급을 비롯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치명적 수준의 영양 결핍을 겪는 어린이도 급증세라고 OCHA는 지적했다.
OCHA는 "지난 5월 집계 당시에 비해 급성 영양실조 판정이 나온 어린이의 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300% 이상, 남부에서 156%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의 라파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뒤 구호품 흐름이 많이 감소한 탓이 크다고 OCHA는 비판했다.
수유기 여성의 영양 상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OCHA는 "올해 6∼7월 영양 검사를 받은 수유기 여성의 9∼10%는 급성 영양실조로 판명됐다"며 "조산아와 저체중 출생아가 증가하는 데다 산모의 수유마저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OCHA는 "구호품을 들여오기 위한 도로 접근마저 제약받는 데다 위생 및 거주, 의료 환경이 최근 들어 더욱 악화하면서 식량난과 영양실조가 가자지구 전역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더 심화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