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러스트벨트, 해리스는 선벨트로…둘 다 경합주 '올인'
'해리스 컨벤션효과 vs 트럼프 케네디효과'…첫 TV토론 놓고 '룰의 전쟁'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출정식' 격인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는 26일(현지시간)퇴로 없는 10주간의 선거 열전에 들어갔다.
7월 15∼18일 공화 전당대회, 8월19∼22일 민주 전당대회를 거치며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각각 출마에 필요한 모든 당내 절차를 마쳤다.
이날부터 두 후보는 9월 10일 예정된 첫 TV토론 맞대결에 앞서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7대 경합주를 중심으로 지지 세력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컨벤션 효과(대규모 행사의 지지율 견인 효과)'를 등에 업고 내친 김에 승기를 잡겠다는 기세다.
페어리디킨슨대학이 미국의 등록 유권자 81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전대를 전후한 지난 17~20일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도에 ±3.5%)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3%)에 7%포인트 앞섰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선벨트'(미국 남부의 15개주) 경합주인 조지아주를 28일 방문해 부통령 후보인 월즈 주지사와 함께 버스 투어에 나선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조지아주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주 전체 인구의 약 30%에 이르는 흑인 표심을 공략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주 '군인', '보훈' 등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 경합주를 돌며 '해리스 기세 꺾기'에 나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한 사건 3주년인 26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몸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오점으로 거론되는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및 탈레반의 재집권 상황을 부각하며 자신이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할 후보임을 역설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주방위군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뒤 29일과 30일 각각 위스콘신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인다.
그는 민주당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최근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여온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지난 23일 지지 선언을 발판 삼아 최대 승부처인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 측은 첫 TV토론을 앞두고 '샅바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번 첫 TV토론이 본선 선거전 기간 중 향후 판세를 결정짓는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두 후보측은 TV토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고집하는 등 양보없는 '룰의 전쟁'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달 10일로 예정된 TV토론의 주관사인 ABC뉴스의 보도 태도를 비난하며 "내가 왜 그 방송사 주관하에 카멀라 해리스와 토론을 해야 하나"라고 썼다.
'심판'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며 토론을 보이콧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와, '샅바싸움' 내지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