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최근 발표한 '도덕법'에 대한 서방측 비판을 일축하고 나섰다고 AFP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EU) 등 서방측이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하는 도덕법 비판은 오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탈레반 정부 법무부는 지난 21일 35개 조항의 도덕법을 발표했다.
이 법에는 여성들은 신체를 완전히 가려야 하고 공공장소에서 목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 등이 포함됐다. 해당 법은 또 남성들의 옷차림과 예배 참여도 규정하며 동성애와 동물 싸움, 음악 공연 등도 금지한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한 뒤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해석해 여성 교육 제한 등 여러 제한 조치를 이미 비공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도덕법은 이러한 제한 조치들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전날 성명을 내고 도덕법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 법은 아프간인들의 삶에 대한 가혹한 제한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렐 고위 대표는 탈레반이 자국 여성들에 대한 체계적인 학대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런 행위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는 반인도적 범죄로 간주된다고 경고했다.
로자 오툰바예바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 단장도 도덕법이 시행되면 경찰이 모호한 법 조항을 이용해 누구든지 위협하고 구금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성명에서 "어떠한 권리도 침해받지 않을 것이고 어떤 개인도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탈레반 정부는 다양한 당사자들의 우려 제기에도 흔들림 없이 이슬람 율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율법 시행과 관련한 서방측 우려를 줄곧 일축해오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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