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2001년 출생자 비만 관련 암 진단 확률 1962∼1966년 출생자의 25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에서 비만 관련 암이 특히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 수도의과대 내분비학자 양진쿠이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3일 의료 저널 셀 프레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7∼2021년 65만여건의 중국 내 암 사례를 분석한 결과 1997∼2001년 출생자들이 1962∼1966년 출생자들보다 비만 관련 암을 진단받을 확률이 25배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2007∼2021년 중국에서 비만 관련 암 발병률은 매년 놀라운 수준인 3.6%씩 증가한 반면 비(非)비만 관련 암의 발병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특히 25∼29세의 비만 관련 암 발병률은 전년 대비 15.3%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비만 관련 암은 12종이 있으며 그중 대장암, 유방암, 갑상샘암, 신장암, 자궁암이 젊은 층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5∼29세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암은 대장암으로 조사 기간 10만명당 17.37건에서 23.89건으로 뛰어올랐다.
연구진은 "이러한 추세는 중국의 젊은 층에서 과체중과 비만이 늘어나는 것과 일치한다"며 공격적인 보건 조치가 없으면 비만 관련 암 발병률은 10년 내 두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소화기의 다른 암과 비교해 대장암 증가는 중국의 경제 발전, 생활 수준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신체활동 부족, 흡연, 붉은고기 섭취, 음주 같은 생활 습관과 검사 부족에 따른 조기 치료 기회 상실 등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서구식 생활방식이 중국에서 비만 증가를 촉발했다며, 수년간의 공중 보건 노력에도 중국의 과체중이나 비만 어린이·청소년의 수가 미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비만은 1980년대만 해도 흔하지 않았지만 2019년에는 중국 성인의 34%가 과체중, 16%가 비만으로 분류됐다.
또 2022년 중국 과학 웹사이트 즈스펀쯔에 실린 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상하이, 저장, 장쑤 같은 중국 부유한 해안지역의 대장암 발병률이 서방 국가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