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북러조약으로 상황 더 복잡"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금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했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29일(현지시간)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대사관은 한국 통계를 바탕으로 올해 1∼7월 양국 무역액은 66억3천800만달러(약 8조9천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수출은 35% 감소한 37억9천400만달러(약 5조원), 러시아의 한국산 수입은 32% 감소한 28억4천300만달러(약 3조9천억원)였다.
러시아대사관은 "한국이 동참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는 양국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이 신문에 설명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로 서방이 제재하기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의 2위 교역국이었고 러시아는 한국에서 9번째로 수입 상대국이었다고 러시아대사관은 설명했다.
2021년 상반기(1∼6월) 양국 교역금액은 올해의 3배인 약 119억달러(약 15조9천억원)였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동맹 수준에 가까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한러 교역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으며 한국이 미국의 주요 동맹 중 하나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중국·현대아시아연구소의 류드밀라 자하로바 수석연구원은 이즈베스티야에 "한국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인 만큼 대러시아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지만 새로운 제재 도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은 러시아와 경제 관계 유지에 관심이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은 러시아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알고 있으며 이를 경쟁사에 내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와 글로벌 기업 이탈에 맞서 동방에서 새로운 무역 상대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교역량을 크게 늘려 지난해 말 양국 교역량은 2천억달러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중국 은행들이 미국의 압력을 받으면서 러시아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도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을 방문하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를 찾았을 때도 경제협력이 주요 의제에 포함됐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이즈베스티야는 짚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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