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필라델피 회랑 병력유지 결정…국방장관 반발(종합)

입력 2024-08-31 03:51  

이스라엘, 필라델피 회랑 병력유지 결정…국방장관 반발(종합)
네탸냐후, 안보내각 표결 부쳐 강행…갈란트 "인질 못 풀려날 것" 반대표
"인질 처형도 총리 권한, 하마스 지시 받나" 비아냥…軍·모사드도 회의적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자국군 주둔을 승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채널12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강하게 반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설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총리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밤 안보내각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에 병력을 유지하자고 전격 제안하며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공격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이 회랑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보내각은 각료 8명의 찬성으로 이 안건을 가결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군 주둔 방안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미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우 성향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이 충분히 강경하지 않다며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란트 장관은 병력을 유지하면 하마스와 휴전협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질들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회의 초반 안보내각에 "협상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다면전으로 상황이 악화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유했다고 한다.
갈란트 장관은 휴전이 이뤄져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갈등이 진정될 수 있고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폭사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계획도 보류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의 막바지 네타냐후 총리가 예정에 없던 표결을 제안하자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인질도 풀려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인질 협상에서) 이스라엘의 손을 묶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론 더머 전략담당 장관은 지난 25일 이집트 카이로 휴전회담에서 제시된 이스라엘군 병력 배치 방안 지도를 언급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를 두고도 "네타냐후 총리가 강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내가 강요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갈란트 장관은 "당신이 혼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총리는 어떤 결정이든 표결에 부칠 권한이 있다. 심지어 인질을 처형할 권한도 있다"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갈란트 장관은 "총리가 (하마스의 새 정치지도자) 신와르의 지시를 받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어떤 지시도 받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갈란트 장관은 "필라델피 회랑에 남을지, 아니면 인질을 돌려받을지를 선택해야 한다. 둘 다 얻을 수는 없다"며 "결국 인질이 죽도록 두거나 이 결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끝까지 병력 유지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휴전 협상에 또다른 제약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도 안건을 표결에 부치는 데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총리실은 "참모총장과 모사드 국장은 표결에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스라엘군의 필라델피 회랑 주둔은 휴전협상의 핵심 쟁점이다. 하마스는 휴전시 이스라엘이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곳을 통해 하마스가 무기와 물자를 밀수한다며 군을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경계를 따라 지중해 바닷가부터 이스라엘 측 케렘샬롬 검문소까지 이어지는 약 14㎞ 길이의 완충지대다.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도 필라델피 회랑에 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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