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확인 작업 중…휴전 촉구 시위대 "네타냐후가 인질 버렸다"
바이든 "여전히 휴전 성사 낙관"…완충지대 이스라엘군 주둔이 쟁점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다수의 시신을 발견해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전투 중에 다수의 시신을 찾았다"며 "그러나 이중 인질 시신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군이 시신을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며 신원을 추측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들 시신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는 100여명 가운데 일부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 델라웨어에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이 시신을 발견했지만 몇 구인지는 모른다며 인질들의 시신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이 시신 신원을 확인하기를 바란다"며 "누구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많은 추측이 있다. 가족들에게 통지되기 전까지 내가 지금 그걸 말할 자유는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으로 인질이 100명 이상 풀려났고 8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조됐다.
앞서 CNN은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를 인용해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해 107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103명은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기습 공격 때 끌려간 인질로, 33명은 이미 숨진 것으로 이 단체는 추정했다.
이 단체는 이날 이스라엘 곳곳에서 수천명이 참가한 집회를 열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과 인질 교환 협정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가 인질들을 버렸다"며 "내일부터 이스라엘이 흔들릴 것이다. 대중에게 준비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 나라를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구체적 요구 사항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또다시 피력했다.
그는 전쟁 종식을 촉구하며 협상에 참여한 당사자들도 "이런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때"라며 "우리가 합의하기 직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끝낼 때"라고 말했다.
휴전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은 데에는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계속 주둔시킬지가 핵심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마스는 휴전 시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에서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기와 물자 통로인 이곳에 자국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지난 29일 필라델피 회랑에 계속 주둔하자는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을 가결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