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북부 475㎞ 지점에 '부레베스트닉' 배치 진행 정황"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적'이라고 자랑한 러시아의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 '9M370 부레베스트닉'의 발사 추정지가 위성 사진으로 포착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연구원 2명은 상업위성회사인 플래닛 랩스가 찍은 지난 7월26일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부레베스트닉의 발사장으로 추정되는 시설을 구축하는 공사 현장을 모스크바 북으로 475㎞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했다.
이 공사 현장은 '볼로그다-20', '쳅사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핵탄두 저장 시설과 인접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싱크탱크 CNA의 데커 에블리스 연구원은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지역에서 9개의 수평 발사대로 평가되는 시설이 건설되고 있음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이 발사대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한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폭발 시 다른 발사대의 미사일까지 예기치 않게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은 둔덕 내부에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위치해 있다고 에블리스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한 이 둔덕은 미사일과 미사일 부품들의 정비가 이뤄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건물 및 5개의 핵탄두 저장고가 수용돼 있는 시설과도 도로를 통해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그 장소는 "대규모, 고정 미사일 시스템을 위한 것이며, 현재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규모, 고정 미사일 체계는 '스카이폴'(Skyfall)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부레베스트닉 미사일은 일명 '스카이폴'로도 불린다.
러시아 국방부와 미 국무부, 미 중앙정보국(CIA),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은 부레베스트닉의 발사장 추정지와 관련한 에블리스 연구원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부레베스닉의 발사장으로 추정되는 곳이 포착된 것은 러시아가 최근 몇년 동안 문제점들로 얼룩진 이 미사일에 대한 여러차례 시험을 거친 후 배치를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에블리스 연구원과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오랜 시간 저공으로 비행하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실상 사거리가 무제한이라 제대로 작동할 경우 위협적인 미사일로 평가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2018년 3월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부한 스카이폴은 2016년 이래 이뤄진 최소 13번의 시험에서 단 2번만 성공하는 등 결점도 자주 드러낸 바 있어 이 미사일이 실제로 러시아의 핵 전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회의적인 전문가들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스카이폴'이 미사일에 탑재된 소형 원자로에서 동력을 얻는 방식이라 날아가면서 방사능을 뿜어내 주변 지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토머스 컨트리먼은 이와 관련, 이 미사일을 '날아다니는 체르노빌'로 부르면서 "다른 나라보다 러시아에 오히려 더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미사일 발사대를 핵탄두 저장고 바로 옆에 두지 않지만, 부레베스트닉의 발사대를 핵탄두 저장고인 볼로그다에 배치한 것은 재빠른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에블리스와 루이스 연구원은 관측했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깜짝 공격으로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본토가 뚫리며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러시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의 도발 확대에 대응해 핵무기 사용에 관한 원칙을 담은 핵교리 개정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등 핵 긴장감을 부쩍 높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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