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꺼진다" 지방선거 참패에 獨연정 파열음

입력 2024-09-03 19:17   수정 2024-09-04 05:40

"신호등 꺼진다" 지방선거 참패에 獨연정 파열음
'득표율 1%' FDP서 "연정 탈퇴, 대표 사임" 요구
"정부가 나라 해친다" 자성…숄츠 총리는 연임 도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옛 동독 2개주 선거 참패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1% 안팎 득표율에 그친 자유민주당(FDP)에서는 연정을 탈퇴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FDP 당원모임 '베크루프'는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작센과 튀링겐에서 또다시 득표율 5% 미만의 비참한 결과가 나온 건 국민이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베크루프는 "신호등은 어쨌든 내년 총선으로 꺼질 것"이라며 연정을 탈퇴하거나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가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FDP는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1.6%, 작센에선 0.9%로 두 곳 모두 1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작센에서는 동물보호당(1.0%)에도 뒤졌다.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인 FDP는 애초 이 지역에서 지지 기반이 얕았다. 그러나 주의회에서 아예 퇴출당하는 지경이 되자 내년 9월 연방의회 총선에서 연정 파트너들과 함께 몰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다. 연정을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도 튀링겐·작센 주의회 선거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FDP는 2021년 총선으로 꾸려진 신호등 연정(SPD·빨강, FDP·노랑, 녹색당·초록)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중도 좌파 SPD는 이념 성향 차이가 작지 않은 FDP를 끌어들여 연정 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무·교통장관 자리를 차지한 FDP가 사회보장과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분야에서 SPD의 기본 입장과 상반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같은 갈등과 숄츠 총리의 지도력 부재가 겹치면서 연정 지지율은 3년 내내 추락 중이다. 여론조사기관 INSA가 2일 발표한 설문에서 SPD 지지율은 15.0%로 2021년 총선 득표율 25.7%에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FDP 지지율은 4.5%로 총선 때 11.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연방의회 부의장인 FDP 볼프강 쿠비키 의원은 "국민은 신호등 연정이 나라를 해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린드너 대표는 FDP가 인기 없는 연방정부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방어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당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년(총선)에 대한 추가 전략은 (이달 22일) 브란덴부르크주 선거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스키아 에스켄 SPD 대표는 "연방정부를 SPD가 주도하고 당연히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파트너 정당들에 경고했다.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로 꼽히는 숄츠는 이미 내년 총선에서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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