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대표단이 하마스와 단계적 휴전이 합의되면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에서 군을 철수하겠다는 뜻을 중재국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휴전 2단계에 이를 경우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 중인 병력을 완전히 물리는 방안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휴전 협상 중재국에 최근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이런 방침을 전달하려 지난 2일 네타냐후 총리의 기자회견 몇시간 전 카타르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를 면담했다고 아랍의 한 외교관은 전했다.
그러나 같은 날 네타냐후 총리는 회견에서 "악의 축(이란과 대리세력)은 필라델피 회랑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영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런 보도를 곧바로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안보 내각이 휴전 2단계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필라델피 회랑의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는 휴전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주장하지만 군 주둔을 고수하는 게 이스라엘의 공식 입장이다. 이곳을 통해 하마스의 무기와 물자가 밀수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은 실제론 이같은 공식 입장과는 다른 안을 제시한 셈이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이라며 공개한 단계별 휴전안은 ▲ 가자지구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1단계) ▲ 생존 인질 전원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철수(2단계) ▲ 가자지구 재건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3단계)이 골자다.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계속 새로운 조건을 들이밀고 있는 데다 필라델피 회랑 철수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뒤집었다며 휴전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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