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미국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 여객기 내부에서 이스라엘 위치에 '팔레스타인 영토'로 쓰인 지도가 표시돼 일부 승객이 항의했다고 와이넷,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학 중인 이스라엘인 호다야 크나포는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제트블루 비행기를 탔다.
그는 좌석 앞 개인 화면으로 지도를 둘러보다가 이스라엘 부분에서 의아함을 느꼈다.
'이스라엘'(Israel) 국호는 영토 북쪽 구석에 쓰였다. 대신 '팔레스타인 영토'(Palestinian Territories)라는 글씨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중심부에 더 크게 표기됐다.
크나포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이 이 지도에 구분되지 않아 '팔레스타인 영토'가 서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한다.
또 지도에는 이스라엘 국경이 북부 골란고원 점령지를 제외한 채 그어졌고 고원 전체가 시리아 영토로 표현됐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가 차지하고 있던 골란고원의 상당 부분을 점령해 현재까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제트블루 지도의 이런 표기 방식은 구글지도 등과는 차이가 있다. 구글 세계지도를 보면 이스라엘 영토 위에 '팔레스타인'이라는 표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 구글지도는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부분을 점선으로 구분해 놓는다.
이 지도는 현재 미국 국내선뿐 아니라 제트블루가 운항하는 전 세계 항공편에서 똑같이 표출되고 있으며 일부 승객의 항의에도 변경되지 않고 있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제트블루는 와이넷의 질의에 "공급업체가 지도를 변경한 것 같지는 않다"며 지도를 확대할 때 글씨 크기가 바뀌는 현상이 있다고 답했다.
제트블루는 "지도는 항공기가 어디로 비행하는지 확인되는 데에 쓰이며, 우리는 이스라엘이나 중동으로 운항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은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됐지만 아직 정회원으로 가입되지는 않았다. 현재 유엔에 가입된 193개국 가운데 146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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