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3명 숨진 굴욕적 철수 과정 부각하며 해리스에 책임 추궁 시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11월5일)가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이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첫 해인 2021년 이뤄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과정을 겨냥한 공세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2인자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의 일환인 것이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대선의 중대 이슈로 삼으려 하는 가운데,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 하원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2021년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크리스토퍼 도나휴 육군 중장 등과 접촉해 철수 상황에 대한 설명과 견해를 청취했다.
또 하원 외교위원회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출석 요구를 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위 안보 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을 청취하려 하고 있다.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공화·텍사스)은 9일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처리 과정을 규탄하는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원 외교위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바이든 행정부를 변호하는 별도의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약 20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미국의 대아프간 군사개입에 마침표를 찍은 2021년 8월의 미군 최종 철수 과정은 미국이 축출을 위해 전쟁을 시작한 탈레반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특히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조직의 카불공항 자폭테러로 인해 미군 13명과 아프가니스탄 주민 170여 명이 사망한 일은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위기 관리 능력에 오점으로 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숨진 미군들이 안치된 알링턴국립묘지에 참배하면서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부각하려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 관계자가 참배 모습을 촬영하려다 묘지 관계자와 마찰을 빚으며 '국립묘지에서의 정치행위'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굴욕적 철군에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3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탈레반의 테러 공격 중단을 전제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것이 결국 탈레반에게 '권토중래'의 길을 터 준 일이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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