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WIN '국내 기업 다양성지수' 조사
여성임원 비중, 2019년 3.9%→2024년 7.3%…여성 고용비중 26.2% 그대로
여성직원 근속연수·연봉, 남성직원의 60∼70% 수준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의 다양성(양성평등) 지수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성 고용 비중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위민인이노베이션(WIN)과 함께 조사해 발표한 '국내 기업 다양성지수'에 따르면 다양성 지수는 자본시장법 개정 전인 지난 2019년 51.7점에서 올해 54.7점으로 3점(5.8%)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2019∼2024년)를 제출하는 353곳을 대상으로 남녀 고용 비율, 근속연수 차이, 연봉 차이, 남녀 임원 비중, 등기임원 내 남녀 비중, 고위 임원 남녀 비중 등 6개 항목을 평가했다. 결산 기준으로는 2018∼2023년이다.
지난 2020년 개정돼 2022년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임원 비중은 2019년 3.9%에서 올해 7.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여성 임원 비중이 7%를 돌파하기는 올해가 처음으로, 이는 다양성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11.3%로 늘었다.
다만 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변동이 없었다. 6개 평가항목 중 개선이 가장 더딘 부분으로 지목됐다.
조 대상 기업들의 여성 직원 수는 2019년 34만651명으로 전체 직원(130만571명)의 26.2%였다.
이후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에 각각 26.4%, 25.1%, 25.5%로 점차 축소됐다. 여성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통·생활용품 업종에서 인력을 줄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여성 직원 비중은 26.2%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2019년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직원 고용률은 낮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남녀 근속연수 차이 및 연봉 격차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개선되고 있지만, 여성의 근속연수와 연봉은 여전히 남성의 60∼7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리더스인덱스는 설명했다.
남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19년 11.3년에서 2024년 11.6년으로 길어진 반면, 여성 직원은 8.1년에서 8.7년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과 여성 직원의 평균근속연수 격차는 3.2년에서 2.9년으로 줄었다.
또 평균 연봉은 남성 직원이 8천360만원에서 1억160만원으로 19.4% 늘었고, 여성 직원은 5천290만원에서 6천980만원으로 27.1% 상승했다.
서지희 위민인이노베이션 회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의 여성 임원 증가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여성 임원 후보자를 양성하기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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