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문명 자긍심·애국정신 고취해 전통문화 후세에 물려줘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을 겨냥한 서구의 '색깔 혁명'을 경계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에는 중국의 청동기 유적지 등을 찾아 자국 문명의 자긍심과 애국주의를 강조해 주목된다.
1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오후부터 11일 오전까지 산시성 바오지시와 간쑤성 톈수이시를 차례로 찾아 청동기박물관과 유적지를 시찰했다.
시 주석은 바오지 청동기박물관을 방문해 "중화 문명 반만년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 (거기에 담긴) 정신을 연구·해석하고 지혜를 널리 알려야 한다"면서 "중화 문명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애국주의 정신을 고취해 우수한 전통문화를 다음 세대로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톈수이에서 한족 신화 속에 나오는 인류 창조의 신인 복희의 묘, 중국 4대 석굴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지산(麥積山·맥적산) 석굴 등을 방문했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최근 중국 당국이 서구 색깔 혁명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의 지난달 31일 자에 "외세가 중국 청소년을 서구화하면서 색깔 혁명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한 2018년 전국 교육대회 연설 전문이 실려 주목됐다.
이는 시 주석의 6년 전 발언을 소환함으로써, 재차 색깔 혁명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색깔 혁명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구소련과 동유럽 붕괴 이후 일어난 대규모 시위 등을 일컫는다. 2005년 조지아공화국의 장기 집권 반대 시위, 2004년 11월 우크라이나 부정 선거 규탄 오렌지 혁명 등과 같이 서방 주도로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말한다.
시 주석은 2022년 9월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외부 세력의 색깔 혁명 책동을 막아야 한다"는 말로 미국을 정조준한 바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중국 당국 주도로 색깔 혁명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초 공식 선보인 대학 국가안보 교재에서 로큰롤, 팝 음악, 인터넷을 색깔 혁명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서구의 악덕으로 지목됐고, 중국 대학생들이 서구의 대중문화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며 인터넷 서핑 때도 색깔 혁명의 함정을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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