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 금액 수십억원 추정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배달 대행 프로그램 만나플러스를 이용하다가 배달료 등 수수료를 정산받지 못한 라이더 등 400여명이 운영사인 만나코퍼레이션 경영자 등을 상대로 고소하기로 했다.
14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과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초 조양현 만나코퍼레이션 대표 등을 사기와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다.
만나플러스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총판(지역 대리점을 관리하는 지사)업자, 지사장, 라이더로 구성된 비대위는 지난 2월부터 누적된 미정산금이 수십억원에 달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 대표 등 만나플러스 관계자들은 지난 2월 전부터 회사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총판업자와 라이더에게 알리지 않고 회사를 운영해왔다"며 "형사 고소로 문제를 제기하고 피해금은 민사로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430명이다. 비대위는 이중 300여명으로부터 소송 위임장을 받고 전체 피해 규모를 추산하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은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고소 준비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이달 중으로 준비를 마쳐 다음 달 초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만나플러스는 배달 대행을 이용하는 식당 등 업주에게 예치금을 받아 배달이 이뤄질 때마다 총판업자·지사장·라이더에게 수수료와 배달료를 포인트로 정산해줬다.
라이더 등은 필요할 때마다 만나플러스 앱을 이용해 포인트를 자신의 계좌로 출금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출금을 시도하면 '시스템 점검으로 출금이 제한된다', '금융기관 처리 작업으로 인해 출금할 수 없다' 등의 문구가 뜨면서 출금이 이뤄지지 않았다.
출금을 할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포인트를 장기간 쌓아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경남 진주의 한 총판업자는 이번 미정산 사태로 직원인 라이더들이 배달료를 받지 못하자, 자신의 집을 담보로 1억원 대출을 받아 배달료를 대신 정산해줬다.
이 총판업자는 "정산 지연 사태가 길어지면서 차를 팔고, 애들 학원도 다 끊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총판업자도 "생활고가 심해져 1천만원 사채를 쓰고, 직접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막막한 상황"이라며 "명절이라고 고향에 가는 건 상상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추후 정상 출금되도록 조치하겠다'는 만나플러스 측의 안내에 따라 대기하다가, 지난 8월 15일 비대위를 꾸렸다.
만나플러스 관계자는 앞서 시스템 점검 및 투자 유치 실패 등으로 인해 정산이 늦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중으로 정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전날 "정산받지 못한 이들과 개별적으로 정산 시기를 두고 협의 중"이라며 "미정산 금액 규모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ke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