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25% 인상 노사합의안'에 노조원 95% 반대…파업엔 96% 찬성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사의 공장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3일(현지시간) 파업을 시작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보잉 공장 노동자들은 이날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공장 대신 거리로 나가 "역사적인 계약은 무슨 얼어 죽을", "집값 좀 봤어?" 등 사측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보잉 노조의 이번 파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파업 참가자는 3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내 보잉 전체 직원 15만명 가운데 20%를 웃도는 수치다.
보잉 노조를 이끄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에는 보잉 노조원 약 3만3천명이 소속돼 있다.
보잉 노조의 파업은 잠정 임금 협상안 부결에 따른 것이다.
보잉 노조는 최근 수년간 치솟은 물가와 집값 등을 이유로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해왔다.
협상 테이블에서 좀처럼 합의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다 지난 8일 노사 양측은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상안이라고 강조했지만, 노조가 제시한 40% 인상안과는 차이가 컸고 연간 보너스가 삭감되면서 노조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94.6%의 압도적인 '반대'로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그리고 96%의 찬성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파업으로 보잉은 항공기 제작 및 인도에 차질을 빚게 됐다. 워싱턴주 시애틀은 737과 777, 767 기종을 생산하는 보잉의 최대 제조 허브다.
보잉은 특히, 올해 초 약 5천m 상공을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창문이 뜯겨 나가는 등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큰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2분기에만 당기순손실이 14억4천만 달러에 달했고 6월 말 기준 부채가 600억달러를 넘었다.
존 홀든 IAM 회장은 "사측 제안이 16년간의 임금 정체, 높은 의료비, 수천 개의 일자리 이전을 보상하지 못한다"면서도 "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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