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4명 사망·수백명 고립…체코는 철도 일부노선 중단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루마니아 등 유럽 동부를 강타한 수십 년 만의 폭우로 14일(현지시간) 사망자가 속출하고 주택 수천채가 물에 잠기는 등 물난리가 속출했다.
저기압 폭풍 '보리스' 영향으로 수일째 이어지는 폭우는 15일까지 일부 지역에서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 동부에서 14일 현재 홍수로 4명이 사망했으며 수백명이 여전히 고립돼 있다.
루마니아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100년 만에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수해 지역에 구조대원 200명 이상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커털린 프레도이우 루마니아 내무부 장관은 7개 지역에서 5천 가구가 홍수의 영향을 받았으며 100명이 구조됐다고 말했다.
프레도이우 장관은 "안타깝게도 4명이 집이나 마당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마을에서는 물이 차오르자 주민들이 지붕으로 대피했고 군대와 구조대는 보트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구조하고 있다.
마르첼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는 가장 큰 피해를 본 동부 갈라티 지역을 방문했다. 갈라티 지역에서는 주택 5천채가 파손되고 2만5천채가 정전됐다
치올라쿠 총리는 "우선순위는 당연히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는 신속하게 개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물류를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루마니아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독일 남부 등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체코에서는 북부와 북동부 지역이 홍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으며 5만1천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페트르 흘라디크 체코 환경부 장관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 대피할 준비를 하라고 촉구했다.
체코 철도 수십 개 노선 운행이 중단됐으며 수도 프라하에서는 블타바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방벽이 설치됐다. 블타바강변에 있는 프라하 동물원도 폐쇄됐다.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브르노에서는 한 병원이 예방 차원에서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체코와 인접한 폴란드 남서부 글루홀라지에서는 강물이 불어나자 소방관들이 모래주머니 수백개를 강변에 쌓았고 일부 주민들은 대피했다.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폴란드 내무부 장관은 앞으로 이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강물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중요한 밤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총동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폭우로 인해 다뉴브강이 범람해 수도 브라티슬라바가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헝가리에서도 앞으로 수일간 강 수위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폭우로 인해 강 수위가 상승해 밤새 구조대가 여러 지역에 출동했다.
오스트리아 응급 구조 기관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모든 주가 폭우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니더쉐스터 라이히 주에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더쉐스터 라이히 주 주도인 장크트푈텐에서는 9월 월평균의 4배가 넘는 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에서는 남부와 동부에서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인접 지역인 작센주에서 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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