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물 발송 금지 전 보낸 홍보물 놓고 "강한 처분해야 vs 공정성 결여" 시끌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오는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당원에게 보낸 정책 홍보물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12일 자민당 총재 선거 고시 전 자신의 정책 홍보물인 '국정 보고 리포트'를 전국 자민당원 등 30만∼35만명에게 보냈다.
이 홍보물에는 그가 총재 선거에서 내건 정책과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민당 총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총재 선거 운동과 관련해 문서류의 우송이나 서적 배포, 자동전화발송 프로그램(오토콜)의 이용 등을 금지하는 8개 항목을 후보 측에 통지했다.
자민당은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잃은 국민의 신뢰를 '돈 안 드는 총재 선거'로 회복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도입했다.
마이니치는 "선관위가 관련 규칙을 당내에 통보한 9월 4일 위탁업체에 확인한 결과 이미 발송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선관위는 지난 11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에게 구두로 주의 조치만 줬다.
당시만 하더라도 총재 선거는 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였으며, 우익 성향 여성 정치인인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지지율에서 훨씬 뒤지는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까지 포함된 3강 구도로 선거전 양상이 변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유력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선거 캠프는 전날 선관위에 이번 홍보물과 관련한 항의문을 보냈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17일 당 간부들과 회의 뒤 아이사와 이치로 선관위 위원장에게 홍보물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검토하도록 촉구했다.
다카이치 선거 캠프는 이런 움직임에 반발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비서는 전날 나라시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처분받으면 "공평성, 공정성이 결여되는 것"이라면서 "30만명가량에게 송부한 홍보물에는 총재선거에 관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홍보물 발송도 금지가 결정되기 전에 이뤄진 것"이라서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선관위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다른 진영 의혹 정보도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하야시 후보 측이 투표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선관위에 대응을 요구하고 다카이치 캠프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돈 안 드는 선거'를 목표로 한 총재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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