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정교해진 게임성 일품…오는 21일 정식 발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잘 살린 게임으로 유명한 폴란드 게임사 '11비트 스튜디오'가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스트펑크 2'로 돌아왔다.
11비트 스튜디오는 오는 21일(한국 시간) '프로스트펑크 2'를 스팀(Steam)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PC 게임 패스'를 통해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한정판 구매자를 대상으로 사흘 앞서 출시된 '프로스트펑크 2'를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프로스트펑크 2'는 전작인 '프로스트펑크'처럼 갑자기 빙하기가 닥친 19세기 말 영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소수의 생존자가 모인 도시의 통치자인 위원장이 되어 영하 10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 유일하게 열을 내뿜는 발전기를 중심으로 문명을 재건해야 한다.
게임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분배하는지에 달려 있다.
안정적인 난방을 위해 발전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주거 공간을 비롯해 식량·자재·물자도 반드시 확충해야 한다.
게임 구조상 낮은 난도를 고르더라도 모든 자원이 풍족한 시기는 거의 없다.
도시 주변에 깔린 자원은 총량이 정해져 있어 언젠가는 고갈되고, 인구가 늘어나거나 혹한기가 닥치면 자원 소모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항상 무언가가 결핍된 상태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지만 생산성이 더 높은 공장을 도입할지, 탄광에 매몰된 아동을 구하기 위해 채굴 가능 매장량의 절반을 기꺼이 포기할지 등 모든 선택지는 도덕적 딜레마를 담고 있다.
거기서 내린 결정이 불러오는 결과는 플레이어에게 단순한 기회비용 고려를 넘어선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프로스트펑크 2에 새롭게 도입된 정치 시스템은 그런 선택에 더 큰 무게감을 부여한다.
도시의 모든 정책은 의회에서의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데, 그 과정에서 인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과 파벌의 이해관계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위원장에게 불만족한 인구가 생기면 '신뢰'가 떨어지고, 신뢰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불신임 투표로 해임돼 즉각 게임 오버로 이어진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파벌에 특정 정책의 연구·제정·폐지 같은 공약을 제시한 뒤 기한 내에 이행해야 하는데, 현실의 정치가 그렇듯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이란 없어 어느 한쪽이 호응하면 다른 쪽이 불만을 품게 된다.
물론 상충하는 파벌 간에 줄타기하면서 민주적으로 잘 조율할 수도 있지만, 특정 집단만 밀어주면서 반대파는 잔혹하게 탄압하는 방식이 더 쉬운 게임플레이를 보장한다.
또 전작처럼 극단적인 정책을 거듭 도입해 위원장의 권력을 강화하고 독재자가 되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제작진은 이 또한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겨 두었다.
이밖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원과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 시민들의 불만도인 '긴장' 수치에 따라 달라지는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린 그래픽도 볼거리다.
또 도시 건설 요소도 전작에 비해 업그레이드됐고, 외부 지역을 탐사하고 나면 동시에 여러 개의 정착지를 경영할 수 있어 파고들 요소도 충분하다.
다만 사전 체험 버전을 기준으로 한국어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일부 있고, 사용자환경(UI)의 전반적인 가시성이 떨어지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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