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 세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의 65%가량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이 빚 때문에 재정 여건이 악화하면서 에이즈 대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사하라 이남 국가들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대응에 쓸 재원은 위험할 정도로 부족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 국가들이 공공 부채를 시급히 줄이지 못하면 자국 의료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세계 보건에도 위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UNAIDS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에는 전 세계 HIV 감염 환자 3천990만명 가운데 65% 정도인 2천590만명이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 지역 국가들과 함께 에이즈 퇴치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0년 이후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신규 HIV 감염자 수가 56% 감소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국가들의 재정 여건이 악화하면서 질병 대응력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게 UNAIDS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앙골라와 케냐, 말라위, 르완다, 우간다, 잠비아의 부채 상환액은 정부 수입의 50%를 넘고 있다"며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 국가들의 HIV 대응 지출 비중은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0.3%에서 2022년 0.12%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사하라 이남 국가들이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현재 GDP 대비 평균 2.6%에 달하는 면세 제도를 폐지하는 등 조세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고 채권자의 부채 탕감 제공과 기부금 후원국의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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