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면 이스라엘 지구서 사라져" 거듭 주장…해리스는 反유대주의 방치"
유대계 행사서 낮은 지지율 언급하며 불만 토로…"난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반(反)유대주의·반이스라엘 후보로 규정하고서 미국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계 표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의 반유대주의와 투쟁' 행사에서 "여러분은 이 지구에 있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카멀라 해리스를 패배시켜야 한다. 이스라엘은 그녀를 패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는 아무것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사회에 만연한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도 여러분은 여전히 민주당을 위해 투표할 것"이라며 "그녀나 민주당을 위해 투표하는 모든 유대인은 머리를 검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유대주의가 이 정도로 심각해진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15년 전에 이스라엘은 가장 강력한 로비(세력)였다"며 "유대인이나 이스라엘에 대해 나쁜 말을 했다면 정계에서 퇴출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미국 내 유대계 사회에 새로운 밝은 날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은 더 이상 두려움에 떨며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의 투표로 난 여러분의 수호자이자 보호자가 될 것이며 유대계 미국인들이 백악관에서 경험한 가장 친한 친구(best friend)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유엔이 불법으로 간주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인정했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으며,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쳤다.
그는 첫 임기 때 이스라엘을 위해 이 모든 것을 했는데도 2020년 대선에서 이스라엘계 유권자의 29%만 자신을 위해 투표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계의 트럼프 지지율이 40%에 그쳤다며 한참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난 정말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저주를 걸었는지 왜 이스라엘계가 민주당을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푸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2, 3년 내로 존재하지 않을 것", "이스라엘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취임 첫 주에 모든 대학의 학장에게 교내 반유대주의 시위를 끝내지 않으면 대학 인가와 연방 자금 지원을 잃을 것이라고 통보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가자지구처럼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난민의 미국 정착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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